리뷰 Talk · 2026-07-04
젤다의 전설 - 왕국의 눈물, 내 마음속 GOTY
앞서 「야생의 숨결」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게임을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 아닌데도 그건 엔딩을 봤다고 적었다. 그 뒤를 잇는 「왕국의 눈물」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에도 나는 끝까지 갔다. 그것도 전작보다 더 오래, 더 깊이 붙들려서.

기본 정보
- 출시: 2023년 5월 12일 (닌텐도 스위치)
- 제작: 닌텐도 EPD · 프로듀서 아오누마 에이지 · 「야생의 숨결」의 정식 후속작
- 평가: 메타크리틱 스위치판 96점, 발매 3일 만에 1,000만 장 판매. 이후 누적 2,200만 장을 넘겨 스위치 최다 판매작 상위권에 들었다.
- 스위치 2 판: 2025년 6월 5일, 스위치 2 발매에 맞춰 그래픽·프레임을 끌어올린 업그레이드판이 나왔다.
하늘섬·지상·지저 — 세 겹으로 넓어진 하이랄
전작이 너른 들판 하나로 나를 압도했다면, 이번엔 아예 세계가 세 겹이다. 머리 위엔 둥둥 뜬 하늘섬이 있고, 발밑엔 어둠으로 가득한 지저(地底)가 통째로 또 하나 펼쳐진다. 그 사이에 우리가 알던 지상이 있다.
같은 하이랄인데 위아래로 층이 생기니, 지도를 도는 감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하늘에서 몸을 던져 지상을 지나 지저까지 한 번에 떨어지는, 그 아찔한 낙하가 이 게임의 상징 같은 장면이다. "다 둘러봤다" 싶으면 어김없이 새로운 층이 남아 있어서, 전작을 이미 즐긴 사람에게도 다시 막막함과 설렘을 안겨준다.
울트라핸드와 스크래빌드 — 정답을 내가 만든다
이번 작품의 심장은 새로 손에 쥔 능력들이다. 울트라핸드는 물건을 붙이고 떼어 다리든 수레든 비행체든 뚝딱 만들어내게 해준다. 스크래빌드는 무기와 방패에 온갖 재료를 합쳐 새 무기를 만드는 능력이다. 여기에 시간을 되감는 리버레코, 천장을 뚫고 위로 솟는 트레루프까지 더해진다.
전작이 "이 세계가 이렇게 반응한다"였다면, 이번엔 "이 세계를 이렇게 조립해봐라"에 가깝다.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 내가 궁리해 붙인 물건이 곧 정답이 된다. 어설프게 만든 수레가 덜컹거리며 굴러갈 때의 그 우스꽝스러운 성취감은, 잘 만든 다른 게임에서도 쉽게 못 느껴본 재미였다.

더 웅장해진 이야기, 여전한 음악과 연출
스토리도 한층 묵직해졌다. 하이랄의 시작과 '봉인 전쟁', 가논도르프의 부활로 이어지는 큰 줄기가 전작보다 훨씬 또렷하고 웅장하다. 흩어진 '용의 눈물'을 하나씩 찾아 젤다의 운명을 되짚어가는 방식은, 기억을 더듬던 전작의 화법을 이어받으면서도 감정의 크기를 키웠다.
음악과 연출은 말할 것도 없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흐르는 선율은 여전히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필요한 데선 확실히 벅차게 밀어붙인다. 이 시리즈가 왜 그렇게 오래 사랑받는지, 소리만 들어도 납득이 된다.

GOTY를 놓친 아쉬움, 그리고 내 마음속 GOTY
솔직히 아쉬운 대목이 있다. 이 게임이 나온 2023년은 유난히 쟁쟁한 해였다. 결국 그해 '올해의 게임(GOTY)'은 「발더스 게이트 3」에게 돌아갔다. 메타크리틱도 96점 대 97점, 딱 한 끗 차였다. 하필 그런 괴물 같은 경쟁작들과 같은 해에 나온 게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상은 상이고, 내 마음은 내 마음이다. 나에게 2023년 최고의 게임은, 아니 지금까지 해본 게임을 통틀어도 이 작품이다. 손을 잘 놓는 내가 두 번이나 엔딩까지 붙들렸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이미 증명이 끝난 셈이다.
거기에 스위치 2 업그레이드판까지 겪고 나니 마지막 아쉬움마저 사라졌다. 전작에서 내가 유일하게 아쉬워했던 화질과 프레임이, 이번엔 눈에 띄게 매끄러워졌다. 넓어진 세계를 더 선명한 화면으로 다시 도는 기분은, 좋아하던 곳을 새 안경 쓰고 다시 찾아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 점수는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별 다섯 개 만점에 다섯 개(★★★★★)다.
마무리
「야생의 숨결」이 "화질이 전부가 아니다"를 일러줬다면, 「왕국의 눈물」은 거기에 "그 세계를 내 손으로 조립하는 재미"까지 얹어줬다. 상은 다른 게임이 받았지만, 내 안에서 이 작품의 자리는 그대로다. 아직 안 해봤다면, 그리고 스위치 2가 있다면, 하늘에서 한번 몸을 던져보시길. 세 겹으로 펼쳐진 하이랄이 어떤 곳인지 직접 떨어져보면 좋겠다.